- 하나님, 오늘도 무사히 -
2025.06.22 Sunday· 작성자 박성민· 조회수 85
예전 부목사로 사역하던 시절, 교역자 배치순서에 떠밀려 전도팀을 맡게 되었다. 일주일 한번 교회에 모여 잠시 기도하고, 주위 지하철역에서 음료와 전도용품을 나눠주는 사역이었다. 이전 교회에서도 전도팀 사역을 하긴 했다. 하지만 달랐다. 그땐 직접 나가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 교회에서는 같이 나가서 전도지도 나눠주고, 물품도 배달하고, 가끔 발생하는 문제들도 해결해야했다. 말 그대로 종합 사역... 쉽지 않았다. 힘들어서가 아니다. 쑥스러웠기 때문이다.
목사가 전도에 쑥스러워 한다? 이게 말이 되는가 싶지만 진짜 그랬다. 처음엔 눈도 잘 마주치지 못했다. 말 건네는 것도 어색했다. 그래서 사역을 마치고 돌아오면 기운이 다 빠져버렸다. 혼자 가만히 자리에 앉아 있었다. 전도가 정말 어려웠다. 나는 목사인데...
하지만 전도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것이 있었다. 성도들이 어색해하는 나를 알아 챌까봐 두려웠다. 그래서 오죽하면 전도가 있는 날이면 아침마다 기도를 했다. ‘하나님, 오늘도 무사히... 제발 도와주세요...’
세월이 약이었다. 시간이 힘이었다. 그렇게 몇 개월이 지난 후 나는 조금씩 뻔뻔해졌다. 집사님들과 농담도 건네면서, 역무원들과 담소를 나누면서, 심지어 가끔씩 마주치는 주민들과 아는 척까지 하면서 전도를 하기 시작했다.
어느 날인가 권사님 한분이 대뜸 이렇게 말씀하셨다. “목사님, 참 대단하세요. 전도에 은사가 있으시네요.”
속으로 웃었다. ‘권사님 아닌데요.’ 이런 말이 목끝까지 올라왔다. 그때 깨달은 것이 있다. 은사는 만들어질 수도 있다는 것... 단지 맡겨진 일을 감당하려고, 하나님 속 안 썩이려고, 성도들에게 폐가 안되려고 버틴 일인데, 그게 정말 은사가 돼버렸다.
지금은 쑥스럽지 않다. 눈빛도 잘 마주친다. 심지어 기도하며 영혼을 대한다. 하지만 나는 그때가 그립다. 어려워서 주님께 기도하며 전도하러 가던 날... 아마 하나님도 그 모습이 나쁘진 않으셨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