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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지만 기쁘다

2025.11.08 Saturday· 작성자 박성민 목사· 조회수 1,8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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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는 특이한 직업이다. 바쁘려면 한없이 바쁘고, 널널하려면 한없이 널널할 수 있다. 강단에 서는 일 말고는 사실 티가 잘 안난다. 심방, 양육, 기도... 이런 사역들을 열심히 한다고 갑자기 부흥하는 것도 아니고, 대단히 칭찬받는 것도 아니다. 과한 표현이지만 사역을 열심히 하는 것보다, 열심히 하는 척하는 것이 더 환영(?)받을 때가 많다. 그래서 목사는 직업이 아닌 것 같다. 직업이라기보다 소명에 가까운 것 같다. 왜냐하면 사명이 없으면 진짜 목사가 되기 어렵고, 사랑이 없으면 제대로 된 목사가 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가끔 나에게 물어본다. 나는 어떤 목사일까? 제대로 목회를 하고 있는 건가? 처음 목회를 시작했을 때는 불같았다. 소위 목사를 업으로 삼는 분들 많이 미워했다. 나는 다른 사람이라 생각했다. 그렇게 몇 년... 나도 지치고 성도들은 괴롭고... 돌아보면 멍청했고 교만했다. 그리고 얼마 동안 목회에 대한 회의감에 빠져 제대로 사역하지 않은 적이 있었다. 하지만 목회를 그만둘 자신이 없어서 아닌 척 연기했다. 처음엔 익숙치가 않았는데, 시간이 지나니 그것도 적응이 되었다. 기도할 때마다 참소와 정죄감이 밀려왔다. 내가 비난하던 그 모습들이 어느새 내게 드러나는 것 같아 비참했다. 심각하게 기도를 드렸다. ‘하나님, 제가 계속 목회를 할 수 있을까요?’ 대답하지 않으시는 하나님... 하지만 어느 날 내게 질문하셨다. “너는 누구의 종이냐?” 종은 주인의 뜻대로 움직인다. 칭찬받는 종은 복종이 아니라 순종을 한다. 주인이 기뻐하는 것을 나도 기뻐하며, 자원하여 충성을 한다. 나는 그게 안 되었다. 참 부족하지만 마음을 깨뜨려 간구했다. “내 뜻이 아닌 주님 뜻, 내 맘이 아닌 주님 마음, 내 기쁨이 아닌 주님의 기쁨이 되기 원합니다.” 이 엄청난 고백을 뜻도 모르고 드렸다. 내가 얼마나 나아졌는지 잘 모르겠다. 그런데 달라진 것이 하나 있다. 사역 놓고는 불평을 잘 안하려고 한다. 바쁘지만 기쁘게, 모자라지만 은혜롭게... 이번 한주도 그랬다. 바빴다. 감사했다. 우리는 종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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