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박 12시간
2025.10.25 Saturday· 작성자 박성민 목사· 조회수 1,776

가을이 깊어진다. 조금 더 깊어 지면 서리가 내릴 상이다. 더 추워지기 전에 가을향기를 마음에 담으러 시니어들과 함께 나들이를 떠났다. 장소는 녹음이 우거진 청풍호반...
아침 7시, 벌써부터 시니어들이 교회로 삼삼오오 모이신다. 얼마 되지 않아 전원출석... 렌트한 버스를 올라탄다. 30분 정각 목적지로 출발! 잠시 후 옹기종기 나누는 담소 소리가 요란하다.
“설레서 잠을 설쳤어요.” “저는 이것저것 챙기다가 새벽이 돼서야 눈을 붙였어요.” 시니어들의 마음은 이미 청춘을 넘어 동심이다. 창 바깥 풍경은 첩첩산중, 말하지 않아도 이미 마음이 푸르다.
단양 수변에 자리를 잡고 예배를 드린다. 박장로님께서 하모니카 한 자락으로 찬양을 올렸다. 그리고 관람, 식사, 케이블카 탑승, 커피 한 잔... 이 정도면 적지 않은 스케줄인데, 시니어들은 생생하셨다.
집사님 한분이 말씀을 남기셨다. “목사님, 오늘 제가 눈 호강을 합니다.” 다른 분은 이렇게 얘기하셨다. “스트레스가 다 날아가 버렸어요.” 그 말이 좋았다. 믿으실지 모르겠지만, 내가 좋은 것보다 시니어들이 좋아하시는 걸 보니 훨씬 좋았다.
돌아오는 길, 해가 빨리 물러섰다. 금방 날이 어두워진다. 차가 막혔지만 크게 개의치 않았다. 찍은 사진을 서로 나눠보며 웃었다. 떠들었다. 그렇게 교회로 도착하니 밤 7시반이 넘었다. 꼬박 12시간... 그렇게 우리는 함께 하루를 보낸 것이다.
아인슈타인은 시간이 상대적이라고 했다. 물론 이 말은 매우 복잡한 과학적인 명제지만, 오늘만큼은 쉽게 이해가 된다. 함께 보낸 12시간이 길지 않아 그렇고, 시니어들이 이 시간만큼은 청년을 돌아간 것 같아 그렇다. 정확히 말하자면 상대적인 게 아니라 은혜로웠다.
오늘 하루 감사하다. 우리 시니어들 모두 자알 하셨다. 마음 써주시고 함께 해주신 성도들에게 대신 고마움을 전한다. 다음 나들이까지 시니어들 한 분도 아프지 말고, 건강한 모습으로 계셔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