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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겐 이게 평안

2026.09.12 Saturday· 작성자 박성민 목사· 조회수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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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알려드리기조차 싫다. 부끄럽다. 창피하다. 괜찮으시냐고, 어쩌다 그렇게 됐냐고, 걱정 어린 말씀을 듣기조차 죄송하다. 그렇다. 또 다쳤다. 그것도 비슷한 자리, 바로 옆 발가락. 수요기도회를 마치고 집에 돌아왔다. 생각보다 많이 지쳤다. 사과 하나 깎아 먹고 설거지하려고 주방으로 가는 길에, 갑자기 컵이 떨어졌다. 반사적으로 피하려다가 무식하게 싱크대에 발리슛을 날렸다. 많이 아팠다. 그런데 아픈 것보다 걱정이 먼저였다. ‘또 부러진 거 아니야? 안 되는데... 성도님들께 뭐라고 말하지?’ 다음 날 아침, 실 날 같은 희망을 안고 같은 병원에 갔다. 같은 원장님께서 진단을 내리셨다. “또 골절되셨네요. 다행히 지난 번 발가락은 잘 붙어 있어요.” 기분이 안 좋았다. 여쭸다. “왜 자꾸 부러지는 건가요? 그것도 왜 오른발만 그래요? 제가 뼈가 안 좋나요?” 원장님의 대답인즉슨, “그 발이 먼저 나갔으니 그렇죠. 뼈는 아주 튼튼합니다. 그냥 세게 차신 거예요.” 우문현답... 한 마디로 조심성이 없다는 말이다. 실제로 50대 중반 이후 골절사고가 증가한다고 한다. 원인은 여러 가지인데, 그중 대표적인 것이 신체반응속도 및 균형감각 저하란다. 다시 말해 머리는 아직 30대인데, 몸은 그렇지 못하다는 말이다. 이런 불균형이 해소되지 못하니, 몸이 고생인 거다. 조용히 입원하고 조용히 수술했다. 입원실이 부족해서 분에 넘치게 1인실이 배정되었다. 항생제, 소염진통제에 취해서 머리가 몽롱하다. 주위 소음은 없다. 갑자기 이런 말이 흘러나왔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약 기운일까? 아니면 오기일까? 아니다. 그냥 이런 시간을 허락하신 주님께 고마웠다. 교회사역으로, 어머니 일로, 아들 입학으로 정신없이 지나간 여름이었는데, 이렇게나마 잠시 숨을 돌릴 수 있다는 게 감사했다. 티비도 끄고, 핸폰도 접고, 그렇게 조용히 기도한다. 묵상한다. 나지막이 찬양을 부르다가 눈물이 나왔다. 가슴이 뜨거워지고 후련해졌다. 누가 보면 주책이지만, 내겐 이게 평안이다. 뼈는 어차피 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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