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편해서!?
2026.02.21 Saturday· 작성자 박성민 목사· 조회수 79

길지도 짧지도 않은 연휴가 끝났다. 본가 가고 처가 다녀오니 하루가 남았다. 명절의 마지막 날은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누워 있었다. 전화도 안 받고 불러도 대답 안 하고, 그냥 power off.
신기한 건 밥때가 되면 저절로 눈이 떠졌다는 것이다. 배고픈 것도 아닌데 본능적으로 식사시간을 알아챘다. 아내를 괴롭혀 떡국 한 그릇을 비운다. 저녁까지 그러기는 눈치 보여서 근처 백화점에 갔다.
“오랜만에 플렉스해 봐.” 기분이 좋았는지 아내가 큰맘을 먹었다. 딱히 떠오르는 메뉴가 없었다. 이리저리 뒤지다가 찾아낸 것이 햄버거…. 그래도 오늘은 과소비해서 만 원이 넘는 프리미엄 버거 세트를 골랐다. 아내가 웃으며 말한다. “플렉스하랬더니 그냥 버거야?”
맞다. 돈도 쓰는 사람이 쓴다. 플렉스도 해 본 사람이 한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지만, 너무 비싼 음식을 먹으면 죄짓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 마음이 신앙적인 것인지, 아니면 궁상적인 것인지 모르겠지만, ‘나’라는 사람은 ‘나’를 잘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다.
그런 행동이나 습관들에 여러 의미를 덧붙일 수 있겠다. 하지만 결국 그 핵심 동기는 ‘내가 편해서’이다. 편해서 하는 행동이 뭐가 문제가 될까? 나 한 명에 국한되면 상관없겠지만, 나의 편한 그 무엇이 다른 이들에게 불편함이 된다면 그때부터는 생각을 달리해야 한다.
명절이나 연휴 같은 날이면 더욱 그렇다. 오랜만에 가족들과 친지들을 만나는 자리, 우리도 모르게 편하게 말한다. 행동한다.
하지만 사실 따져 보면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이다. 그 사이 나의 편함이 그들의 불편함이 되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배려하고 조심하는 것이 맞다. 그런데 그걸 자주 놓친다. 그래서 다툰다. 그러니 힘든 거다.
아내에게 말했다. “당신은 진짜 비싼 거 먹어.” 그렇게 고른 메뉴, 13000원짜리 스테이크덮밥… 웃음이 나왔다. 이래서 같이 사나 보다.(그래도 나보단 낫다;;)
반씩 나눠 먹었다. 돌아오는 길, 기분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