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의 뿌리
2025.11.15 Saturday· 작성자 박성민 목사· 조회수 1,891

나는 성격이 좋지 않은 사람이다. 최소한 우리 아내는 그걸 제대로 알고 있다. 물론 누가 더 안 좋은가는 대봐야 알 일이지만(잘하면 혼날 수도 있겠다.ㅠㅠ;;), 나조차 내 성격이 마음에 안 들 때가 많다.
지금은 덜 하지만, 예전에는 화를 잘냈다. 억울함을 잘 참지 못했고, 이해가 안되면 납득이 될 때까지 끝까지 물고 늘어졌다.
그래... 화를 낸다는 것은 에너지가 많다는 뜻이고, 끝까지 물고 늘어진다는 것은 끈기가 있다는 것으로 합리화해보자. 말도 안되지만 그렇다고 해보자.ㅎ
그런데 아무리 좋게 보려고 해도, 정말 마음에 안 드는, 가능하다면 휴지통에 넣고 싶은 나쁜 모습이 있다. 바로 비뚤어진 시각이다. 나는 꽤 오랜 시간 안 좋은 면을 먼저 보는 버릇이 있었다. 더 심해지면 그 부분만 바라보고, 확대해석하는 못된 성질이 있었다.
이런 성격은 후천적인 것 같다. 부모님 흉을 보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성장기가 생각보다 많이 힘들었다. 실망하고 상처받고 좌절하고... 이것을 반복하다 보니 어느덧 나쁜 습관으로 남았다. 그래서 내 별명은 한때 다크니스, 어둠 자체였다. 그땐 표정 역시 썩어 있었다.
그러던 내가 이렇게 잘 웃는다(어떤 권사님, 내 웃음소리가 백만불이라 하신다.^^). 행복하게 떠든다. 심지어 목사까지 되었다. 감사를 모르고 살았던 내가 요즘 자주 하는 말이 ‘감사하네요. 고맙네요. 은혜네요.’다. 말 그대로 기적... 역변...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성공을 해서? 아니다. 돈을 많이 벌어서? 없다. 충격을 먹어서? 글쎄다. 나를 이렇게 만든 것은 바로 하나님이시다. 그리고 공동체다. 어둡고 비뚤어지고 못된 나를, 있는 모습 그대로 받아주시고, 사랑해주시고 기대해주신 주님, 그리고 주님의 사람들이 나를 변화시켰다.
솔직히 말하자면 요즘도 가끔 그 버릇이 올라올 때가 있다. 그때마다 눈을 감는다. 떠올린다. 주님과 주님의 사람들을... 그 따뜻한 기억이 나를 다시 세운다.
감사는 나무와 같다. 뿌리가 있다. 폭풍우가 불어도 흔들리지 않는 뿌리... 오늘은 감사주일, 나는 또 거기에 앉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