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 버릇, 자랑
2026.05.02 Saturday· 작성자 박성민 목사· 조회수 21

나는 어릴 적 많이 가난했다. 어느 정도였냐 하면, 두려울 정도로, 부끄러울 정도로, 지긋지긋할 정도로 가난했다.
나는 친구를 많이 사귀지 않았다. 같이 떡볶이를 사 먹을 여유가 없어서, 집에 데려올 자신이 없어서 피했다. 그나마 오래 만난 친구들은 나처럼 어렵거나, 아니면 나의 가난을 이해해 줄 만한 아이들이었다.
그래서 나는 계산적이었다. 뭔가를 사거나 할 때마다 머릿속으로 계산기를 돌렸다. 또한 이기적이었다. 베푸는 것이 익숙하지 않았다. 좋은 것은 혼자 두고 혼자 쓰려는 못난 버릇이 있었다.
이런 생활 습관은 꽤 오래갔다. 가난이 피부처럼 붙어 다녔다. 그런데 이 습관이 무너졌다. 대학교 기독 동아리에 들어가면서부터다.
누님들이 이유 없이 밥을 사 주셨다. 형님들이 조용히 차비를 주셨다. 왜 그랬는지 모른다. 아마 내가 예뻐서만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런 은혜로운 나눔 가운데 조금씩 난 나누는 기쁨을 배웠다.
궁상맞게 왜 옛날 옛적 이야기를 하는지 마음에 안 드시는 분들도 있겠다. 아니면 비슷한 경험 때문에 공감하시는 분도 있겠다. 내가 이 말을 하는 이유는 공감을 얻기 위해서도 아니고, 마음을 얻기 위해서도 아니다.
오히려 자랑하기 위해서다. 그때 내 못난 버릇을 쫓아내 주었던 형님, 누님들의 모습을 오늘 보았기 때문이다.
몽골 단기선교 준비가 한창이다. 은혜 가운데 한 집사님의 도움으로 티케팅을 완료했다. 감사하게도 몽골 교회를 위한 선교 물품이 많이 모였다. 여러 모습으로 단기선교를 후원하는 교우들의 마음도 많이 닿았다. 무엇보다 선교를 위해 헌신하는 청년들의 모습이 아름답다.
칭찬하는 사람도 없다. 박수치는 사람은 더 없다. 그냥 한 것이다. 베푼 것이다. 나눈 것이다. 아무도 억지로 하지 않았다. 감사로, 은혜로, 기쁨으로 한 것이다. 주님 때문에, 교회 때문에, 영혼 때문에.
몽골에 가서 가난에 지치고 무너진 영혼들이 우리의 나눔을 통해 복음을 듣게 될 것을 기대한다. 나는 이런 우리 교회가 자랑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