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과 좋은 날
2026.01.10 Saturday· 작성자 박성민 목사· 조회수 35

예전 사역하던 교회에서 목사님께 자주 듣던 말이 있었다. “목회자는 외롭다.” 주위에 사람이 그렇게 많고, 따르는 분들이 그렇게 많은데도 뭐가 외롭다는 건지... 가진 자의 사치 내지는 투정처럼 들렸다.
계획에 없던 국내 목회를 하고 갑자기 담임이 되고, 내 나이가 어느새 그 목사님과 비슷한 연배가 되어 간다. 철이 들었는지 아니면 마음이 변했는지, 가끔씩 나도 모르게 혼자 되낸다. “외롭다.”
갱년기 때문은 아니다. 아내와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다. 목회를 하면서 이렇게 저렇게 쌓여온 마음의 흉터들이 그런 말을 건넨다. 진심이 오해가 되고, 열심이 갈등이 되는 어려움을 여러 번 겪으면서 그런 말이 입에 남은 것 같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내가 생각만큼 여물지 못하고 마음이 크지 못해서 그런 것 같다. 목회자로서 감당해야하는 믿음의 분량이 적어서 더욱 그런 모양이다.
선배 목사님이 그런 말을 하셨다. 목회자는 마음을 감추다가 마음이 없어진다고... 그 말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떤 뜻인지는 이제 안다. 그게 목회자들의 숙명일 수도...
“예수께서 이르시되 여우도 굴이 있고 공중의 새도 거처가 있으되 인자는 머리 둘 곳이 없다 하시더라”(마 8:20)
감히 예수님의 마음을 상상해본다. 그 마음이 이 마음인지는 모르지만, 예수님도 외로우셨던 것 같다. 제자들 다 말리는 십자가 길로 가는 것이 그러셨다. 가장 힘든 그 기도의 시간에 아무도 없어서 더 그러셨다. 무엇보다 주님의 마음을 이해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우리가 지금 여기에 모여, 구원받은 자로써 예배하고 찬양하며 기도할 수 있는 이유는, 주님의 그 외로움이 열매를 맺었기 때문이다. 주님께서 외로움의 사역을 포기하지 않으셨기 때문이다.
우리 교회에 그런 분들이 꽤 있는 것 같다. 어쩌면 나보다 훨씬 외로운 분들... 감히 위로의 말을 건넨다. 꼭 좋은 날 올 거라 믿는다.